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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내 굳건한 인간다움 때문일까? 지
금껏 아르마니 정장으로 옷장을 꽉 채워볼 생각을 하지 않은
것도?
실제로 시도는 해볼 수 있겠지만 깊이 박혀 있는 불안감을
의지만으로 없애지는 못할 거라는 사실을 인정해야겠다. 하
비브가 가졌던 불안과는 다르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하지 못
하게 막는 그 불안감 말이다. 예를 들어 난교파티에 실제로
간다면 사방에 널린 벌거벗은 몸뚱이를 보며 숨도 제대로 못
쉴 것 같아 두렵다. 거기에 일상적 게으름도 한몫한다. 도쿄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거래를 해보겠다고 새벽도 되기 전에
일어나란 말인가? 이 모든 걱정과 불안이야말로 내가 난교
파티에 가지 않고 돈벌이 위주의 과도한 노동을 피하는 이유
다. 철학적 관점에 딱 맞지는 않겠지만 뭐 그렇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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