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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이 되어서도 시스템 엔지니어라는 직업의 특성상 기본
적으로 필요한 정보는 인터넷을 이용해 검색해서 얻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을 기회는 줄어들었고, 책장을 펼치기
만 해도 질려버렸다.
상사가 “만화책이라면 읽을 수 있을 거야”라며 책을 추천
해준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글자만 가득하고 사람들이 대
화할 때만 그림이 나오네’라는 생각에 몇 쪽 읽지 않고 내던
졌다. 교재나 매뉴얼을 억지로 읽어야 할 때도 몇 쪽만 읽으
면 집중력이 떨어져 끝까지 다 읽을 수 없었다.
나를 포함해서 책을 느리게 읽는 사람들은 첫 장부터 제
대로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책의 첫 장부
터 읽기 시작해서 3쪽 정도 읽다 보면 ‘앞에 나와 있는 내용
이 뭐였지?’라는 생각이 들게 되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첫 장부터 읽기 시작한다. 읽는 동안에도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가 또다시 첫 장으로 돌아오고…. 이런 식으로 반
복하다가 결국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결국
책 자체를 읽지 않는 악순환에 빠진다. 즉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린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천천히 읽어도 내용을 다 기억할 수 없다면 차라리 빨리 읽는 편이 낫다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