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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귀찮게 하는 게 아닐까?’
‘엄마는 잘 이해 못 할 거야.’
이런저런 생각들로 저는 엄마에게 속 깊은 이야기를 하지 못했습
니다. 저는 내성적인 아이였고 수줍음도 많았습니다. 어머니와
사이가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깊은 관계를 맺었다고 이야기
하긴 어려워요.
저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를 낳고 보니 딸과 깊
은 관계를 맺고 싶다고 생각만 한다고 해서 저절로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딸이 점점 더 성장함에 따라, 다가가는 게 조
심스러워졌습니다. 또 모든 비밀을 공유하는 단짝 친구 관계와
달리 모녀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예컨대 저의 경우, 딸이 어릴 땐 곤란한 질문을 하면 두루뭉술하
게 대답해서 상황을 모면하곤 했지만, 아이가 나이가 좀 더 들자
더 이상 이런 답변들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아이
와 좀 더 진실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진심이 담긴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가 더 커서
대화의 창을 닫기 전에요.
5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