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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   어  가   며

                     출산은 괴로웠습니다.


                     아마 이런 말은 하면 안 되겠죠?
                     생명을 받아 태어나는 아이는 어른보다 훨씬 더 괴로울 텐데,
                     그래도 열심히 태어나니까요.


                     그저 행복하기만 할 순간에 마치 자기만 아픈 것처럼 괴롭고 힘들다고
                     얘기하는 건 엄마로서 썩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겠죠.
                     누구나 다 이렇게 생각할 거예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가들은 아이를 낳으려는 여성이 줄어들면
                     어떡할 거냐고 화낼지도 모르고요.



                     그렇지만 역시 출산은 괴로웠습니다.
                     제 몸으로 직접 느꼈어요.
                     전혀 힘들지 않았던 엄마들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눈물을 흘릴 정도로 괴로웠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괴로웠을까요.
                     배도 가슴도 머리도 아픈데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아이를 돌봐야 하고,
                     한 생명을 완전히 책임져야 하는 것이 두렵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지 불안하고,
                     동시에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고, 무엇 하나 실수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너무 강해 잔뜩 긴장하고,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아 슬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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