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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때까지 아이는 약 1만 개의 낱말을 알게 됩니다. 과일·동물·식물 같

            은 범주어, 사물과 대상의 기능·동작·상태를 표현하는 동사와 형용사,

            길이와 크기, 수 개념, 공통점과 차이점, 비교 표현, 밤낮·계절 같은 시간

            의 흐름을 나타내는 단어, 감정·느낌 등을 나타내는 추상어 등 일상생활
            에 필요한 낱말 대부분을 배웁니다.

               낱말을 익히면서 ‘문법’도 배워나갑니다. 모국어에는 특별한 규칙이 있

            습니다. 낱말만 알아서는 안 되죠. 낱말에 조사를 붙여야 하고 적절한 순

            서로 배치해야 뜻이 통합니다. 서술어는 상대와 시제, 의도 (질문 혹은 청

            유 등)에 따라 활용을 달리해야 하고요. 따지고 들면 매우 복잡합니다. 같

            은 이유로 우리는 외국어를 배우기 어려워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자

            연스럽게 모국어의 문법을 익힙니다. 첫돌 무렵에 시작된 낱말 표현은 세
            살을 전후로 낱말과 낱말을 붙이면서 ‘초기 문장’을 형성합니다. “엄마 저

            거”, “아빠 와”, “맘마 먹어”처럼요.

               이 시기의 말은 문법적 요소가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몇 개의 낱말이

            조합된 초기 문장은 다양한 뜻으로 사용해요. 예컨대 아이가 “엄마 밥”이

            라고 했다면 ‘엄마 밥 주세요’일 수 있고, ‘엄마 밥 먹어’ 혹은 ‘엄마 밥 여

            기 있어’ 등의 의도가 담겨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엄마는 척척 알

            아듣지요. 문장의 맥락을 알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이해하거나 공유하고

            있기에 아이가 하는 말을 어렵지 않게 해석합니다.

               세 살이 지나면서부터는 낱말에 조사를 붙이기 시작합니다. 주어, 목
            적어, 서술어를 나열해 하나의 문장을 만들고, 시제를 활용해 자기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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