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뭘 쓰시는 거예요 ?” 푸가 내 책상 위로 기어오르며
물었다.
“《푸의 철학》이라는 책이란다.” 내가 대답했다.
“푸의 찰흙이요 ?” 이렇게 말하면서 푸가 덜 마른 잉
크를 앞발로 건드렸다. 내가 방금 전에 쓴 단어들 중 하
나가 안 보이게 됐다.
“푸의 ‘철학’이란다.” 나는 저리 가라는 뜻으로 푸의
앞발을 연필로 콕콕 찔렀다.
“내가 보기에는 푸의 ‘흙’이라고 쓴 것 같은데요.”
“그게 아니라니까 !” 내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머리말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