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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가졌다고 해서 명작을 바로 찍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영화에선가 요리 스승이 접시닦이 막내에게 호통을 치던 말이 떠오릅니
다. ‘요리는 정성이다. 기술을 따라잡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정성만큼은 네 놈에게 달
려있다. 손톱을 짧게 하고, 냄비를 청결하게 씻고, 접시를 닦고, 칼을 정리하는 일이 모
두 정성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빨리 배우려는 주방보조의 조급함을 나무란 말인데요,
크게 공감했던 말입니다. 그저 흉내 내거나 시늉만 해서는 자신의 것을 만들 수 없으니,
꾸준하게 정성과 노력을 들이면 원하는 목표에 더 가까워진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프로가 되길 꿈꾸는 분들에게 한결같이 이야기합니다. ‘프로
같은 아마추어가 되세요!’ 라고 말이죠. 프로 같은 아마추어란, 실력을 꾸준히 키워 내
공은 프로의 것을 지녔지만 결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사진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
은 늘 아마추어의 것을 지닌 사람입니다. 가장 최적의 조건으로 진짜 사진을 제대로 즐
길 수 있는 사람이죠.
아직도 서툰 것 투성이지만, 이제 여행을 통해 낯선 세상을 보는 방법을 조금
익혔을 겁니다. 여행 파트너인 카메라와 친해지는 방법도 배웠을 것입니다. 아, 이제 뭘
좀 알 것 같은데...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싶을 때, 어김없이 돌아갈 시간이 됩니다.
그렇게 미련이 남아야 다음 여행의 튼튼한 씨앗이 되니,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있죠. 이
제 남은 여행 중에는 그간 정성과 노력을 들였던 당신의 여행사진에 마지막 방점을 찍
어볼 차례입니다.
이번 챕터에서는 프로 사진작가들이 여행지에서 꼭 담는 테마별 사진을 소개
하면서, 초보들도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작품 사진의 기회를 가져보려 합니다. 맛있는
요리 한 접시로 배가 부른 것처럼, 근사한 사진 한 컷으로 영혼의 살을 찌워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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