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뿔로 싸움 실력을 뽐내는
8월, 한여름이에요. 선운사라는 아름다운 절이 있는 전라도
선운산에 왔어요. 밤 곤충을 관찰하러 어두운 산길을 올라가요.
이따금 숲 언저리에서 늦반딧불이가 반짝반짝 불빛 그림을
그리며 황홀하게 날아다녀요.
그때예요. 갑자기 뭔가 부웅~ 소리를 내며 날다 바닥에 툭
떨어져요. 손전등을 비추어 보니 넓적사슴벌레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네요. 우람한 뿔을 달고 있는 걸 보니 녀석은 수컷인가
봐요. 훤칠하게 쭉 뻗은 뿔이 곤충 세계의 으뜸 싸움꾼임을
당당히 드러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