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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매는 천하의 사냥꾼
파리매는 사냥의 명수예요. 풀잎에 앉아 식사하는 메뚜기를
사냥하는 건 식은 죽 먹기지요. 꽃에 앉아 꽃꿀 식사를 하는 나
비나 꿀벌도 눈에 띄었다 하면 단번에 낚아채요.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노린재와 송장벌레들도 파리매의 식
탁에 올라와요. 무서운 독침을 가지고 있는 땅벌이나 말벌들과
도 한판 결투를 벌이지요. 과연 파리매는 타고난 사냥꾼이자 곤
충계의 천하장사네요!
마침 풍뎅이 한 마리가 버드나무 잎을 먹고 있어요. 어떻게
알아차렸는지 파리매가 쌩하고 날아와 제 몸보다도 몇 배나 무
거운 풍뎅이를 낚아채네요. 그러고선 풍뎅이를 끌어안고 날아
풀줄기에 매달려요. 파리매는 곧바로 주둥이를 풍뎅이 몸에 푹
찔러 넣고 독액으로 풍뎅이를 기절시켜요.
험상궂은 생김새와는 달리 파리매는 풍뎅이를 우아하게 요
리해 먹어요. 풍뎅이의 몸속에 주사한 독액이 서서히 퍼지면 풍
뎅이의 몸은 점점 흐물흐물해져요. 그러면 파리매는 뾰족한 주
둥이로 풍뎅이 죽을 천천히 빨아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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