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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을 하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곳은 카페나 수면실 같은

휴식의 장소가 아니라 바로 교실이라는 교육의 장소이기 때문
이다. 차분하고 정숙한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교실의 암묵

적 규율이 구성원들의 심리와 행동을 강제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장소의 힘이다.
모든 인간 활동이 장소와 관계를 맺고 이루어진다는 사실

은, 삶의 중요한 사건들이 그 장소와 함께 머릿속에 저장된다는
점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입학식이나 졸업식이 있었던 장소를

생각해보자. 그 밖에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처음으로 도

착한 신병훈련소의 연병장과 막사, 취업에 성공해서 가슴 벅찬
나날을 보낸 첫 번째 일터, 첫 미팅을 했던 카페, 신혼여행의 달

달한 추억들이 만들어진 여행지 등 인생의 중요한 부분들을 장

식했던 그때 그 장소들은 마음속 지도에 표시되어 구체적으로
기억된다.

장소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내

가 학생 또는 교사라면 분명 학교와 교실이라는 장소에서 주로
생활할 것이다. 학생과 교사가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학교와 교실이라는 장소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내가 사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적 규모의 장소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은 한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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