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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살다가 가난해진 뒤 이사한 낡은 빌라





               고…. 한참을 망설이는 아버지를 보다가 조용히 병실에서 나왔다. 비상

               계단에 주저앉아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어머니도 아버지 간병으로 일을 못하니 우리 집은 더욱 가난해져 갔

               다. 그래서 내가 아버지를 돌보기로 했다. 학교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았

               다. 서무과에서 찾아와 등록금 납부를 독촉하던 날부터 나는 학교에 가
               기 싫었다. 담임 선생님이 반 친구들 앞에서 등록금을 내지 않았다고

               이름을 부를 때 너무 창피해서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는 날도 있었다. 그

               래도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사람 구실하고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딱

               쫓겨나지 않을 정도로만 학교에 나갔다.

                 나는 학교에 가는 대신 암 병동에서 아버지를 간병했다. 가난은 여전
               히 뼈아팠다. 아버지의 치료비는 물론 누나의 대학교 등록금과 하숙비,

               형의 대학교 등록금까지 돈 들어갈 곳투성이였다. 나까지 대학에 갈 수





                                                  제1장•집이 바닥 친 내 인생을 구원해주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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