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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운영 중이구나. 그 사실 하나만으로 안도감이 든다.
               하지만 그건 이 거리의 가게 중 극히 일부에 국한된 이야
               기다. 유명 작가나 왕년의 스포츠 스타가 단골로 다닌다고
               알려져 있던 동네의 옛 가게들은 모조리 문을 닫고 말았다.
               시대의 파고에 굴복해버린 건 노포뿐만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 문을 열었던 비스트로는 어느새 드럭스토어로 바뀌
               었고 테이크아웃 샐러드 전문점의 셔터에는 점포를 매매
               한다는 메모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소로리는 자신이 변화의 흐름에 발 빠르게 따라가지 못한
               다는 생각이 든다. 카페 도도와 가까운 곳에서 중국의 대표
               적인 술인 사오싱주를 내세워 개업했던 중화풍 술집도, 그
               러고 보니 2년도 안 돼 문을 닫았다.
               소로리는 다시 거리로 눈길을 돌린다. 새로 오픈한 가게는
               물론 오래된 노포 앞에는, 열심히 버틴 것에 대한 보상이라
               도 하듯 예외 없이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대다수인데 대개는 스마트폰에 눈을 떨구고 있었다. 기다
               리는 시간마저 기분 좋은지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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