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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의 수상 소식은 SNS로 퍼지면서 굉장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앨런
의 그림이 사실은 AI가 그린 그림이었기 때문입니다. 앨런이 한 일은 그
리고 싶은 내용을 문장으로 묘사해 AI에 입력하는 것과 AI가 생성한 그
림 중 괜찮은 그림을 선별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린 주인공은 이미지 생성 AI인 미드저니(Midjourney)입니다.
앨런은 미드저니를 사용해 백 개가량의 그림을 만든 뒤 그중에서 우수한
세 개의 그림을 선정해 대회에 출품했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주최 측은 ‘앨런이 미드저니를 사용해
만든 그림이라는 것을 사전에 밝혔고, 대회는 창작 과정에서 디지털 기
술을 활용한 어떤 예술 행위도 인정한다’며 앨런의 대상 수상을 확정 지
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예술계에서는 AI가 그린 그림을 예술 작품으로 인
정할 것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AI가 그린 그림은 다른 예
술가들의 그림을 학습해 재구성한 표절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예술가가
있는 한편, AI를 카메라나 포토샵처럼 새로운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는
예술가도 있었습니다. ‘예술은 죽었다’며 AI가 예술가들의 일자리를 빼
앗을 거라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고, AI를 활용한 새로운 예술 분야가
탄생할 거라며 기대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필자에게 이 사건이 특히 크게 기억되는 이유는 AI가 예술 분야에 영향
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AI가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
던 일들을 하나씩 섭렵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예술 분야는 쉽게 깨지
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술을 한다’는 것의 정의를 정확히 모
르지만, 이미지 생성 AI가 예술을 하기 위한 특정 과정(그림을 그린다)을
잘 수행하게 된 것과, 앞으로 더 잘 수행하게 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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