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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저기, 우리 고양이 얘기 좀 들어 봐요! 하는 에피소드를 엮기로 해서, 초등                                      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어릴 때, 옆집에 동갑내기 친

 학교 1학년 때 글짓기를 하면 내가 서두에 꼭 쓰던 문구 “선생님, 있잖아요”에서 힌  구가 살아서 초등학생 때까지는 곧잘 같이 놀았다. 그 집에는 얼룩 고양이가 있었는

 트를 얻어, “선생님, 테츠조는요”라는 제목을 붙였다. 달력을 12개씩 묶어서 와이어  데, 해마다 새끼 고양이를 낳았다. 지금은 중성화 수술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시골
 를 끼워 철하는 것도, 봉투에 넣는 것도 전부 직접 했다. 첫해에는 테츠조의 달력이 생  이기도 한 데다 당시에는 다들 피임에 무심했다. 주위에는 집에서 키우는지 길에 사

 겼다는것 자체가 너무 기뻐서 공짜로 마구 나눠 주었다.  는지 모를 고양이들로 넘쳐났다.

 테츠조의 달력은 그 후에 2011년, 2012년에도 계속 나왔다. 그리고 2013년, 2대  그런 이유로 어른이 된 뒤 고양이를 키우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처음으로
 째인 형제 고양이 소토와 보의 달력이 나온 해, 출판사의 W씨가 우연히 달력을 보게   키운 고양이는 하얗고 복슬복슬하고 덩치 큰 수컷 고양이, 테츠조였다. 하여간에 잘

 된 걸 계기로 그림책 《내 고양이는 말이야》가 나왔다. 2016년 현재도 달력 제작은   놀고, 잘 도망치고, 물고, 차고, 날마다 야단법석인 고양이였다. 어릴 때 고양이를 자
 계속되고 있고, 여전히 와이어를 끼우고 봉투에 담는 일을 디자이너, 출판사, 친구까  주 접했다고는 하지만 키우는 건 처음이어서, 밥이며 화장실 모래며 장난감, 동물병

 지 끌어들여 아직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 이 작업도 8년째가 되니, 손에 익어 장인처  원 등 처음으로 몸과 마음을 다해 날마다 고양이만 생각하며 지냈다. 그야말로 고양

 럼 빨라졌다.    이가 ‘전부’인 시간이었다.
 해마다 12장씩 그리기 때문에, 날마다 일어나는 재미있는 고양이 에피소드는 항  그 무렵, 오사카에 있는 이토헨(iTohen)이라는 갤러리를 자주 다녔는데, 관장 아

 상 메모를 한다. 내 일상은 언제나 머릿속에 달력 생각뿐이다. 소토와 보가 똥오줌을   지사카 씨가 테츠조와 보내는 날들을 달력으로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했다. 고양이
 싸도 엉덩이를 닦으면서 ‘좋았어, 쓸거리가 생겼네.’ 하고 음흉하게 웃는 매일이다.     바보인 나는 신나서 그리기 시작했다. 복사 용지에 하늘색 매직펜으로 그린 그림을 보

         냈더니, 아지사카 씨가 흔쾌히 디자인을 해 주었고, 2010년 마침내 달력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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